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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대 정신건강지킴이 ‘봄로야’
작성자 마인드스파 작성일 2020.11.09 조회수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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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K서재 MINDSPA
이달의 서재 -  시각 예술 작가 '봄로야'를 만나다
2024 사라의 짐 개인전 공연 (사진 : 박정인)
내 마음에 쉼을 더해주는 것은 '그냥 걷기' 이다

Q.왜 그것이 당신의 마음에 쉼을 더해주나요?
길이 있다면 어디든 걸어봅니다. 어깨를 활짝 펴고 걷기, 빨리 걷기, 느리게 걷기, 음악을 들으면서 걷기 등 걷는 행위에 집중해 봅니다.
계절을 알려주는 나무와 풀, 재미있는 상점 이름, 운 좋으면 햇빛을 쐬고 있는 길고양이를 만납니다.
당연히 소음과 소란이 마구 섞인 불편한 광경을 맞닥뜨리기도 합니다. 어떤 날은 보드랍고 또 어떤 날은 걷는 내내 기분이 거칠거칠합니다.
저는 걸을 때 저의 기분을 살핍니다.
좋든,싫든 예측하지 못한 어떤 장면과 시간을 산책자의 눈으로 보며 때론 내 안의 솔직한 나를 마주하게 됩니다. 마음먹고 쉴 곳을 찾을 여유가 없는 일사잉 대부분이죠. 그래서 마음에 쉼을 더해주려 애쓰기보다, 마음이 걸을 수 있게 몸을 움직여봅니다.

Q.어떤 분들에게 당신의 마음에 쉼을 더해주는 '그냥 걷기'를 소개해주고 싶습니까?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실은 저는 쉬는 법을 잘 모릅니다. '좀 쉬어볼까?'하고 마음먹고 몸에 힘을 쭉 빼고 누우면 별별 고민과 크고 작은 걱정들이 슬슬 제 머릿속을 돌아다니기 시작하거든요.
운동도 마찬가지입니다.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규칙적으로 어떤 것을 꾸준히 하는 게 쉽지 않네요. 저처럼 쉬는 법을 잘 모르는 분들에게 그냥 걷기를 소개해 봅니다.
머릭 시끌씨끌하더라도 걸으면서 보이는 풍경으로 시선을 옮기다 보면 마음에 부는 바람이 잔잔해집니다. 반대로 마구 일렁이면서 손끝에 힘이 들어가기도 하고요. 뭐든 상관없다고 자신에게 이야기합니다. 아무것도 결심하지 말고, 아무 일도 만들지 않는 게 그냥 걷기의 포인트입니다.

MHK가 추천하는 서재
Q.마인드스파 이용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문화 콘텐츠가 있나요?
도서 산책을 듣느 시간,정은,사계절
영화 집의 시간들,라야
도서 런던 거리 헤매기,버지니아 울프
음악 어둑어둑해진 말로,최새봄
음악 아무것도 기념하지 않는,조월

Q.추천하는 각각의 콘텐츠를 한줄로 소개해본다면?
산책을 듣는 시간,정은,사계절 내 몸의 어떤 감각이 소중해지고, 조금 더 나를 사랑해주게 됩니다.
집의 시간들,라야 짓고 허물기를 반복하는 도시가 고요히 나에게 말을 걸고 생각할 여지를 줍니다.
런던 거리 헤매기,버지니아 울프 여성으로서 거리를 응시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어둑어둑해진 말로,최새봄 가라앉은 기분을 만져주는 노래입니다.
아무것도 기념하지 않는,조월 도시의 소란도, 뭉개진 시간도 사랑하게 됩니다.

Q.특히나 어떠한 분들께 이 콘텐츠들을 추천해주시고 싶나요?
제가 좋아하는 책과 영화, 음악은 가깝게도 동네 산책부터, 멀게는 어딘가 씩씩하게 걷고 있는 저를 동시에 상상하게 해줍니다. 글과 장면과 노래를 통해, 내가 사는 세상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밀려오는 낯섦, 불안함, 흔들림 등의 불편한 감정이 언젠가는 또 다른 용기가 되고, 겸손이 되고, 사랑이 될 거라고 믿어 봅니다.

Q.이야기를 마치며 마인드스파 'MHK서재'에 찾아온 이용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그냥 걷기'를 아무리 해도 사라지지 않는 짐이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저는 그것을 없애려고 애쓰기보다 그 짐을 등에 얹고도 꽤 잘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조금씩 노력하고 있습니다.

'잘 걷는 기준 같은 건 없는 것 같아요. 한 명, 한 명 제 보폭에 맞는 걸음으로 그냥 걷다가 우연히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 나워요.'
지킴이명 제30대 정신건강지킴이 '봄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