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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장애,강박사고,강박행동

(반복해서 손을 씻으며) “저주받은 자국아, 없어져라, 제발 없어져.”
–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5막 1장 중에서]

  •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에서 남편이 사촌 형을 살해하도록 부추긴 맥베스 부인의 대사입니다.
    그녀는 아무리 손을 씻어도 핏자국이 지워지지 않는 것 같다며 절규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손엔 피가 묻어 있을 리 없습니다.
    강박증상이 묘사된 가장 오래된 문헌 중 하나로 대표적인 강박증상인 반복적인 손 씻기를 통해 죄의식을 떨치려는 필사적인 노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감염과 같은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씻고 닦으며, 실수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여러 번 확인을 합니다.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순서대로 정리하거나 주위를 정돈을 하기도 하지요. 혹시 필요할 수 있으니 물건을 버리지 않고 모아두기도 합니다.
    이 모든 행동은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과도하게 이런 행동을 반복하거나 지나치게 몰두하기도 합니다.
    이를 강박 증상이라고 합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라는 영화의 주인공인 멜빈 유달 (Mervin Udall: 잭 니콜슨 분)은 세균에 감염될까 두려워 장갑을 끼고 악수를 하고,
    밖에서 식사를 할 때도 무조건 집에서 소독해온 식기로만 식사를 합니다.
    이러한 공포 때문에 씻는 것에 매우 집착하는데, 한번 씻을 때면 2~3시간이 걸립니다.
    같은 종류의 비누 수십 개를 열 맞춰 정리해두고 사용하며, 손을 한번 씻는데 두개의 비누를 사용합니다.
    지나치는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보도블럭의 금을 밟지 않고 걷느라 안간힘을 씁니다.
    당연히 사람들과의 관계도 맺기 힘들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심한 고통을 겪습니다.
    바로 강박장애 환자입니다.

    강박 증상은 통상적인 사고의 흐름을 깨고 들어오는 침습적인 사고와 이에 대한 일련의 반응으로 구성됩니다.
    전자를 강박사고(obsession), 후자를 강박행동(compulsion)으로 일컫습니다만, 강박행동은 행동뿐만 아니라 사고의 형태를 띠는 반응도 포함합니다.
    강박사고는 분명히 스스로의 생각이지만 자신이 원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마음속에 떠올라서 스스로 이 생각을 조절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굉장히 불편하고 불안하다고 느끼게 되는데, 이런 불안을 줄이거나 해소하려는 강력한 욕구에 따라 강박행동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러한 강박행동은 강박사고와 관련된 심리적 고통을 줄이거나 불안해하는 두려운 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아닌 경우가 많으며, 관련이 있더라도 명백히 그 정도가 과도한 대응입니다.
    따라서 병적인 강박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강박적’이라는 말과는 그 의미가 다릅니다.
    불합리하다고 느끼지만 멈추지 않고 떠오르는 생각과, 멈춰야 하는 걸 알지만 반복하게 되는 행동입니다. 

    오염에 대한 공포로 과도하게 닦거나 손을 씻는 오염/청결 강박, 여러 번 점검하고 확인하는 확인 강박, 숫자를 세거나 특정한 행동을 의례적으로 반복하는 행동,
    자신이나 타인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할지 모른다는 걱정을 포함하는 불안감 및 금기시되는 성적/종교적인 생각이 반복해서 떠오르는 강박,
    대칭과 정확성 및 정리 정돈에 몰두하는 강박, 쓸모가 없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불필요하게 모아두는 저장 강박 등 매우 다양합니다.
    스포츠 선수들이 흔히 보이는 징크스나 의례 행위도 강박 증상 중 하나입니다.
    캐나다의 역대 최고 야구선수 중 하나인 래리 워커는 초등학교 때부터 33번 유니폼을 입고, 3의 배수만큼 스윙 연습을 하며,
    샤워실 3번 째 샤워 꼭지를 사용하고, 결혼식도 1993년 11월 3일 3시 33분에 진행했다고 합니다. 

    흔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병
    강박장애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의 약 2~2.5% 정도에서 평생 동안 한 번 이상 경험하게 되는 비교적 흔한 병이고,
    인간에게 장애를 가져오는 10질환 중 하나로 WHO에서는 보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박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진단을 부끄러워하며 숨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스스로 과도하고 불합리하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남들에게 이상하게 보일 것이 두려워 들키지 않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제 강박장애를 앓는 환자는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 예상되며, 발병 후 확정적인 진단을 받는데 평균 10년 이상 걸립니다. 

    강박장애는 유명인들 중에도 흔합니다. 유명한 축구스타인 영국의 데이비드 베컴은 음료수와 옷, 잡지 등 모든 물건이 짝수를 이루거나
    일렬로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불안해서 참지 못하는 증상으로 가정 내 불화가 많았다고 합니다.
    또한 20세기 초반 미국의 백만장자 사업가인 하워드 휴즈 등도 강박 증상으로 고통을 받았고, 팝아트의 선구자인 앤디워홀도 심한 저장 강박을 앓았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강박장애는 생각보다 흔하고 다양하다는 점을 살펴보았습니다. 아래 내용에서는 강박장애라는 질환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강박장애는 왜 생기나요?
    강박장애의 원인으로는 심리사회적, 생물학적, 유전적 요인이 다양하게 제기되지만,  
    이런 요인들이 최종적으로 피질-선조체-시상 회로(Cortico-Striato-Thalamo-Cortical circuit)이라는 뇌회로의 구조 및 기능 이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심리사회적 요인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적인 측면에서 어릴 적 항문기의 엄격한 대소변 가리기 훈련이나 과도한 초자아(superego)의 힘으로 강박증상이 생긴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실제 다양한 환자를 설명하기는 힘든 이론으로 여겨집니다.
    강박증상은 점진적으로 발병하는 경우도 많지만 심한 스트레스가 병의 악화와 재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자극을 피함으로서 경험하게 되는 불안의 감소를 반복적으로 학습하게 됨으로서 강박증상이 악화된다는 학습이론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뇌 신경전달물질의 변화

    신경세포와 신경세포 사이에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이라는 것이 있는데, 강박장애는 세로토닌(serotonin)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부족에서 나타납니다.
    전두엽 및 미상핵 부위에 세로토닌 신경계가 특히 많이 분포되어 있고, 약물에 의해 변화될 수 있습니다.
     
    뇌 피질-선조체-시상 회로의 구조 및 기능 변화

    뇌영상 연구들에서 강박장애 환자들은 피질-선조체-시상 회로와 관련된 시상(thalamus), 피각핵(caudate nucleus), 안와 전두엽(orbitofrontal cortex, 대상회(anterior cingulate) 등
    영역의 구조와 기능적 활성도 및 이들 영역간의 구조적-기능적 연결성 양상이 정상인과 비교하여 달랐습니다.
    이러한 강박증상 관련 뇌회로 구성부위에 손상을 유발하는 질환들,
    예를 들면 시덴함 무도병, 류마티스성 열, 소아기 포도상구균 감염, 루푸스, 이코노모 뇌염, 뇌종양, 간질 등을 앓는 환자에서도 강박 증상이 나타나는 증례들이 있어,
    강박증상이 뇌 피질-선조체-시상 회로의 변화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을 더욱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뇌 피질-선조체-시상 회로의 구조 및 기능 변화: 뇌영상 연구들에서 강박장애 환자들은 피질-선조체-시상 회로와 관련된 시상(thalamus),
    < 뇌의 강박회로 >

    강박증상은 뇌가 딸꾹질을 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위험이 없는데도 우리 뇌회로의 한 부분에서 불필요하게 잘못된 위험 메세지를 보냅니다.
    그러면 원하지 않지만 반복된 강박사고가 떠오르고, 어쩔 수 없이 불편한 강박행동을 반복함으로써 강박사고와 관련한 고통과 불안을 지우려 시도하게 됩니다.

출처: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http://www.mentalhealth.go.kr)

 

  • 원치 않는 생각, 어쩔 수 없는 행동
     
    강박장애,강박사고,강박행동
     
    강박사고

    1. 오염: 소변, 대변, 침, 피, 먼지, 세균, 끈적한 물질, 화학물질, 환경오염물질, 동물, 벌레, 오염, 질병 등으로 오염되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2. 병적 의심: 위험하거나 불길한 일이 생길 것 같은 공포, 또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거나, 자신이 크게 실수할지 모른다 등의 두려움이 있습니다.
    3. 순서 및 정리정돈: 모든 주변 물건이 대칭을 이루거나 정해진 자리와 순서에 맞추어져 있지 않으면 불안해합니다.
    4. 종교강박: 자신이 종교적으로 불경한 생각을 해서 벌을 받을까 걱정하거나, 도덕적 윤리나 원칙을 어기지 않을까 하는 불안에 과도하게 시달립니다.
    5. 신체강박: 자신이 병에 걸리지 않을까? 혹은 외모가 이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6. 공격 및 성적 강박: 자신의 부주의로 자신 또는 타인을 해치거나 상처를 입힐까 봐 두려워합니다.
    또한 원하지 않는 성적 사고와 충동, 타인에게 성적인 추행을 저지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강박행동

    1. 청소 및 세정 강박행동: 손 씻기, 샤워, 칫솔질, 면도 등의 행위를 반복하거나, 차나 물건 청소를 하는데 지나치게 몰두하여 마치 의식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오염되었다고 생각되는 장소에 대한 지나친 회피행동을 보이며 오염을 막기 위해 장갑, 보호 방법을 강구하기도 합니다.
    2. 확인행동: 자신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지, 타인이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지, 실수를 하지 않았는지, 끔찍한 일이 일어나는지 등을 끊임없이 묻거나 확인합니다.
    또한 맥박, 혈압, 외모 등의 자신의 신체와 자물쇠, 창문, 전기기구, 전열기, 가스벨브 등을 계속해서 확인합니다.
    3. 숫자세기 및 정리정돈: 반복하여 물건의 개수나 행동의 숫자를 셉니다. 특정 숫자, 특정 순서나 규칙에 의해서 물건들을 정리하거나 정해진 행동을 합니다.
    4. 기타 반복적 의례 행위: 나쁜 생각을 상쇄시키기 위하여 좋은 생각을 떠올리거나 기도를 하고,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괜찮은지 묻고 확인합니다. 
     
    강박관련장애

    이 밖에도 강박장애와 같은 종류로 분류되는 몇몇 질환들이 있습니다.
    신체적 결함이나 외모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외모를 확인하거나 바꾸는 행동을 반복 하는 신체이형장애, 물건을 버리지 못해 계속해서 쌓아두는 저장장애,
    머리카락을 반복해서 뽑는 발모광, 피부를 과도하게 반복해서 뜯는 피부뜯기장애 등이 있습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강박관련장애들은 증상, 치료 및 경과에 있어 강박장애와 매우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강박장애는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요?
    경미한 강박사고 및 강박행동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가끔 한두 번씩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증상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의 행동은 병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신의학회의 진단 기준에 의하면 적어도 하루에 1시간 이상 강박 증세가 나타나거나,
    이런 사고와 행동이 지나쳐 사회활동과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일 때, 강박장애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에서 서술한 강박사고 및 강박행동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면서 생활에 지장이 초래된다고 느낄 경우,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과 평가를 통해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강박장애 평가도구도 자신의 증상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일-브라운 강박 척도(Yale-Brown Obsessive-Compulsive Scale)는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을 구분하여 평가하는데, 각각은 다시 소모되는 시간, 일상에의 방해, 불안, 강박행동을 참는데 드는 노력, 통제 정도에 따라 평가됩니다.
    또 다른 평가도구로 단축형 강박증상 목록(Obsessive Compulsive Inventory)이 있는데, 세척, 강박, 저장, 정렬, 확인/의심, 중화 등 총6 차원을 18개의 항목으로 평가합니다. 
  • 강박장애는 다른 정신질환과 어떻게 다른가요?
     
    강박장애와 다른 정신질환의 차이점
    불안장애특정한 상황에 노출되는 것을 회피하거나, 늘 과도한 걱정거리에 휩싸여 있으며, 자신의 안위를 재확인 받으려는 행동이 불안장애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범불안장애의 반복되는 걱정은 좀 더 현실적인 것으로 강박증의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인 사고와는 구별됩니다. 그리고 범불안장애는 의식적인 행위 혹은 강박행동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주요우울장애강박장애의 반복되는 강박사고와 우울장애에서 나타나는 부정적 생각/기억의 반추가 비슷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에서의 부정적 생각/기억의 반추는 반드시 침투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르지는 않으며, 강박행동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다만 강박장애 환자의 1/3 정도가 우울증상을 동반하여 경험하기 때문에, 우울장애는 강박장애의 가장 흔한 공존질환 중 하나입니다.
    기타 강박 유사행동과도한 성적행동에 대한 집착과 몰두, 도박중독, 알코올사용장애 등도 반복적 행동이란 측면에서 강박적인 특징이 있지만, 강박사고가 야기하는 고통과 불안의 경감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쾌락 추구를 목적으로 행해지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강박장애와 구분됩니다.
    강박성인격장애강박성인격장애는 침투적 강박사고나 강박행동보다는 완벽주의와 엄격한 통제 등의 완고함이 주로 나타나며, 자신의 증상이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는 점에서 강박장애와 다릅니다.
    정신병적 장애일부 강박장애가 심한 환자들은 자신의 강박사고에 대해 비합리적인 강한 확신을 갖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자신이 경험하는 강박사고의 비합리성을 환자가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또한 강박사고와 망상의 감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강박장애 환자들은 조현병과 관련된 환각 등의 증상을 보이지 않습니다.
    틱과 상동 운동빠르고 반복적인 틱과 상동 운동은 강박행동보다는 덜 복잡하고, 강박사고로 발생하는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되지 않습니다. 다만 틱 증상은 강박장애에서 흔히 동반됩니다. 
    섭식장애강박장애는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이 체중과 음식에 대한 염려에 국한되지는 않습니다.

출처: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http://www.mentalhealth.go.kr)

강박장애는 잘 낫지 않는다고 하던데, 잘 치료될 수 있나요?
많은 전문가들도 강박장애 치료가 쉽지 않음을 인정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1. 치료 시작이 늦다.
강박장애는 대게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주로 시작됩니다.
하지만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강박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는 시기가 평균적으로 강박장애가 시작된 후 14~17년이 지난 다음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인생의 매우 중요한 시기에 강박장애로 인한 불안과 집중력 저하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학업이나 사회생활에서 뒤처지게 됩니다.
치료가 늦어지는 이유로는 환자 스스로 창피하다고 생각해서 강박증상을 숨기거나 감추기 때문입니다.
또한 강박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매우 부족하고,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사실을 일반인들이 잘 모릅니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증상이 만성화되어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2. 더딘 치료 반응, 고용량 약물 사용
강박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 노출 및 반응방지 기법(exposure and response prevention therapy, ERP)을 포함하는
인지행동치료 및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등을 이용한 약물치료 등의 방법을 활용합니다.
약물치료의 경우 충분한 용량을 대개 12주 이상 유지하여 치료한 후 치료반응성을 평가하게 되며,
처방하는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의 용량 역시 일반적인 우울증상 치료보다 더 높은 고용량 치료가 표준으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단계적으로 약물을 증량하고, 치료효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환자와 치료자 모두 인내심을 가지고 충분히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마음이 너무 조급하거나 이 과정을 잘 견뎌내지 못하면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강박장애는 어떤 치료방법이 있나요?
강박장애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잘 치료되지 않는 정신질환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의 뚜렷한 항강박효과가 입증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습니다.
또한 노출 및 반응방지와 같은 행동치료기법이 널리 적용되면서 좋은 치료 경과를 보였습니다.
또한 약물과 면담으로 충분히 호전되지 않을 경우, 자기장이나 전기자극을 이용한 비침습적 뇌자극술이나 뇌심부자극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최근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 약물치료
    대개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키는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계열의 약물이 강박증상에 효과가 좋습니다.
    대개 일반적인 우울증 치료 용량보다 높은 용량을 사용합니다.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용량으로 대개 12주 이상 약물을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종류의 항우울제나 항정신병약물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에 따라서 사용해볼 수 있습니다.     
  • 인지행동치료
    인지행동치료, 특히 노출 및 반응 방지법은 강박장애 치료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 혹은 적어도 약물치료에 버금가는 치료입니다.
    이 치료법은 사고는 통제가 어렵지만 행동은 조절하기 더 쉽다는 점에서 출발합니다.
    강박사고가 떠올라서 불쾌한 감정이 들어도(노출) 강박행동을 참고 억제하도록 훈련(반응방지)을 합니다.
    일시적으로는 불안이 증가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불안이 감소하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불필요한 강박행동을 하지 않고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경험을 하며,
    강박사고시 거의 자동적으로 행해지는 강박행동 간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게 됩니다.
    강박사고에 대해서 일종의 ‘맷집’을 키우는 치료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시적으로는 올라오는 불안을 기꺼이 수용하겠다는 태도가 치료 성공의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출처: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http://www.mentalhealth.go.kr)

강박장애가 있다면, 어떻게 스스로 대처해야 하나요?
강박장애는 아래 그림과 같은 순서에 의해 증상이 형성되고 악화됩니다.  
 
              단기적 불안감소, 강박사고, 강박행동회피, 불안 유발
 
먼저 일상생활에서 강박사고의 촉발 요인을 접하게 됩니다. 오염 강박의 경우, 더럽다고 느끼는 상황에 노출되는 겁니다.
이 때 부정적인 내용의 침투사고인 강박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납니다.
“더러운 것에 노출되었으니 심각한 병에 걸릴지도 몰라”와 같은 ‘생각’이나 “뭔가 찜찜해서 피하고 싶은 ‘충동’이지요.
실제적 위험과는 상관없이 매우 불길하고 끔찍할 것이라 해석하며 불안은 증폭됩니다.
이러한 불안을 줄이기 위해 손을 씻거나 확인 하는 반복 행동을 하거나 상황을 회피합니다.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불안은 경감되지만, 이로 인해 이와 같은 행동양식은 강화되면서 증상은 악화됩니다.
따라서 각 요소별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요령을 배우는 것이 인지행동 치료의 기본 원리입니다.
스스로도 이러한 노력을 하면 증상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강박증상 개선을 위해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 가장 중요한 원칙은 강박행동을 지속하는 한 강박장애는 결코 낫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강박행동을 한다고는 하지만 일단 행동으로 옮기게 되면 이런 행동 자체가 강박사고를 강화시키는 강력한 동인이 됩니다.
    오염이 두려워서 반복적으로 씻었다면 오염되는 것은 공포스러운 것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격이 됩니다.

    2. 지금 하려는 일이 강박증상인지 아닌지 조금이라도 의심이 들면 강박증상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그 순간 중단하여야 합니다.

    3. 강박행동은 최선을 다해서 조금이라도 더 미루어 보려고 애써야 합니다.
    시간을 벌면 벌수록 강박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이 경감되는 것을 경험할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4. 자신의 생각에 거리를 두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또 이 생각이 떠올랐네? 큰일 났다. 어떻게 하지?” 라며 놀라지 마세요. “난 나쁜 생각을 하고 있으니 나쁜 사람임에 틀림없어”라고 자책하지 마세요.
    강박사고는 누구나 조금씩 갖고 있는 생각의 잡음에 불과 합니다. 생각은 생각일 뿐.  긍정도 부정도 하지 말고 그냥 떠오르는 대로 자연스럽게 놔두세요. 

    5. 고민의 시간을 줄이고 생산적인 활동을 늘리며 이런 활동에 집중하는 태도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런 일상이 만들어지면 치료의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일상은 강박증상을 참을 수 있게 하며 호전된 상태를 유지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건강한 생각과 행동이 자리 잡으면서 부정적인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밀려 나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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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http://www.mentalhealth.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