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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의 소중함에 대하여
작성자 블루터치 작성일 2023.07.24 조회수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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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부터 “안티-에이징”이라는 말을 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을 떠올려 보면, 상실, 외로움, 고독 등의 단어들이 자주 연상이 될 듯합니다. 분명히, 안정, 성숙 등의 단어들도 함께 연상이 되는 분들도 많이 있겠지만, 우리들은 “안티-에이징”을 젊음을 유지한다는 것으로 서로 사용하고 있는 듯합니다. 정신건강 관련 정책이나 사업에서 “생애 주기”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과 유사하게 사용이 되는데, 나이 듦을 1차원적 하나의 선으로 바라보고, 개인의 성장과 변화, 사회복지적 지원 등을 표현할 때 많이 사용이 됩니다. 생물학적인 나이 듦은 건강상의 문제들이 하나 둘 생기면서, 자각하게 됩니다. 반면에 사회적 나이 듦은 각각의 연령대마다 취업, 결혼, 출산 등의 해야 할 일들을 이루어내는 것과 이를 하지 못한 사람들은 ‘뒤처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을 느끼게 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상실감을 느끼게 되는 과정들의 반복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내가 한 일들에 대한 성취감 보다, 더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노력해도 되지 않는다는 무기력함에 익숙해지게 되고, 이러한 감정들이 쌓이면, 나이 듦이란 건강의 상실, 관계의 상실, 사회적 지위의 상실 등 상실감 즉, 무언가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으로 나도 모르게 인식되게 됩니다. 당연히, 나의 주변에도, 나이 들어감에 따라, 소중한 가족, 친구들과의 관계에서의 변화가 생깁니다. 주요 변화는 관계의 상실 그 자체가 아니라, 새로운 관계들을 통한 새롭고 흥미로운 감정보다는, 내게 소중하고 익숙했던 변화된 관계들에 대한 아쉬움과 추억의 감정들이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인 듯합니다. 과거의 경험이 더 많기 때문에 현재 보다 나의 과거에 대한 회상과 아픔을 반복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나, 잠시 생각해 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 또한 우리는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연히, “내가 현재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이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이길 때도 있죠. 그럴 때면,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삶에 대한 허무함”이 마음을 지배하게 됩니다. 이럴 때, 나의 삶의 가치를 함께 공감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옆에 있다면 외로움을 덜 느껴질 텐데, 그 소중한 사람들은 각자의 삶으로 다들 열심히 살고 있는 듯하고, 나는 더욱 외로움을 느끼게 되죠. 그러한 감정은 우리 모두 누구에게나, 어느 순간 마음에 스쳐 갈 수 있고, 자연스럽게 그 감정이 흘러가도록 놓아주어야 합니다. 외로움과 상실감이 느껴진다면, 그러한 감정에 너무 몰입되고, 감정의 원인을 찾지 마세요. 산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여러 방향으로 흐르고, 어떤 때는 폭포로 어떤 때는 잔잔한 호수로 각각의 모습으로 변하고, 이러한 물의 변화는 그 자체가 의미가 있듯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느껴지는 감정들 또한 의미가 있고,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폭포와 호수는 훌륭한 경치를 우리에게 주기도 하고, 비가 많이 오는 경우에는 험한 물줄기가 되어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그 상황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으니까요. 우리의 삶에서 무언가를 이루어내고, 아이들을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고, 이를 정리하는 것 또한 중요한 것입니다. 어떤 때는 자발적으로 고립에 머물며, 스스로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에게 고립감과 내가 느끼는 외로움이 각자 다르듯이 “하지 않음”이 “무기력함”이라는 느낌과 동일하지 않습니다. “하지 않음”은 쉼이 될 수도 있고, 우리의 삶에서 필요한 시기가 있습니다. 내가 지금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을 잠시 인지하지만, 오늘에 하는 일과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한다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느껴질 수 있는 외로움과 상실감을 느끼게 되는 시간이 너무 길지는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