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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양보하는 청소년을 위한 몇가지 제안
작성자 블루터치 작성일 2023.07.24 조회수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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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로 양보하는 편이에요. 마음이 약해요. 남을 배려하는 것이 익숙해요. 친구들이 저 보고 착하다고 해요. 친구의 부탁을 어떻게 거절해요? 화를 낼 것 같아서 그렇게 못 해요. 거절하면 상처 입을 것 같아요. 저를 미워할까 봐 걱정돼요 막상 그 친구가 힘들어하면 어떻게 해요? 다른 아이들이 뭐라 할까 봐 친구들 시선도 신경 쓰여요.” 항상 양보와 배려만 하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습관처럼 이렇게 행동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에게 솔직하지 않게 됩니다. 자신의 마음보다 다른 사람의 평가나 욕구가 더 중요하고 좋은 평판을 듣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그래서 자기 욕구는 아예 없는 셈이 됩니다. 표현을 안 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도 모르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남이 하자는 대로 하거나 알아서 남이 좋아할 것 같은 선택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일들이 쌓이다 보면 자신의 진정한 마음의 요구와 지향과 점점 거리가 생기기 때문에 마음의 부담이 커지고 분노나 화가 쌓이게 되어, 내부적으로는 우울감이 생기고, 외부로 표출되면 충동적인 행동이나 공격성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남들에게 다 맞춰주고 정작 집에, 너무 탈진되어 우울해지거나 무기력해지고 심지어는 자해와 같은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화가 외부로 표현되는 경우는, 그간 잘 양보하다가 한순간 ‘내가 그동안 얼마나 잘 양보했는데, 이건 너무하다’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일에 방아쇠가 당겨지듯 폭발해서 결국 그간 쌓아왔던 좋은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항상 참고 무조건 친구에게 양보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거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항상 양보하고 거절을 못 하는 청소년이 연습해야 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내 마음을 알아차리는 연습이고 두 번째는 내 마음을 잘 표현하는 연습입니다. 첫 번째인 내 마음을 잘 알아차리는 것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어떤 것을 내가 원하는 건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없는 청소년이라면 이 연습부터 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 마음과 감정이 하찮게 느껴지시나요? 그럴 수 있습니다. 왜냐면 그동안 내 감정과 생각을 가장 덜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내 감정을 스스로 소중히 여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내 감정은 별거 아닌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중요하고 잘 지켜야 할 내 일부분이죠. 앞으로는 양보나 거절이 필요한 순간에 반사적으로 “난 괜찮아”, “그렇게 하자” 라고 하지 말기를 권합니다. 그 대신에, 잠시 숨을 크게 쉬고, 멈추고 “이것이 내가 원하는 것인지?”, “마음 편하게 ok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당장 반응하기 어려우면 “잠깐만 생각해보고 이야기할 게.” 라고 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혹여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 어렵다면 이런 방법도 있습니다. 우리의 감정과 생각은 몸과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내 몸의 신호를 점검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마치 스캐너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몸을 스캔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몸을 조금 움직여 봐도 좋습니다. “내가 몸의 여기가 움직이고 있구나.” 라고 주목해 보세요. 그리고 거기에만 집중해 보세요. 그리고 몸의 어느 부분이 불편한지 주목해 보세요. 내 몸과 마음이 다 그 일을 원하는 건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원치도 않고 골치 아픈 부탁을 받은 경우 머리가 뜨끔거리며 아플 수도 있고, 속이 매우 쓰리거나 타는 느낌이 들 수도 있으며, 목이 뻣뻣해지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손발이 굳을 수도 있습니다. 내 마음의 갈등을 몸의 증상을 통하여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몸의 신호를 잘 알아채서 내 마음이 그 일을 기꺼이 환영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두 번째 연습은 마음을 잘 표현하기입니다. 내가 거절하는 것을 어떻게 상대방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요? 거절하는 경우 상대가 상처받을 거 같다거나 화낼 것 같아서 거절하지 못하나요? 내가 아니면 안 되나요? 이 친구의 앞날이 내 대답으로 결정되나요? 우리가 일상에서 반드시 해야 할 어떤 일이라면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친구 사이에 원하지 않는데 반드시 꼭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그런 일이라는 것이 그렇게 많을까요? 누구에게 부탁할 때 친구가 다 들어줄 거라고 기대하는 편인가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부탁하면서 한편으로 거절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도 다 들어줘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세상에 나 말고도 부탁할 사람은 더 있습니다. 잘 거절하기 위하여는, 그 친구라는 사람 자체를 거절하는 것이 아니고 그 요청을 거절하는 것임을 명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그 친구를 비난할 필요도 없겠죠. 흥분할 필요도 없습니다. “너는 왜 항상 그래?” 라고 할 필요도 없고요. 진지하고 단호하게 말하면 됩니다. “나는 그건 안 되겠어”, “사정이 있어 어렵겠어”, “어려울 것 같아” 라고 말하세요. 다시 한번 같은 요구를 하면 다시 상대방의 눈을 보고 같은 문장을 반복해서 안된다고 말하세요. 세 번째까지도 같은 문장을 사용합니다. 그래도 막무가내라면 이 관계는 이미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거절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용기도 필요합니다. 거절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커지는 만큼 나를 존중하는 능력도 커질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결과가 항상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점점 연습하다 보면 처음보다는 더 잘하게 되는 날이 올 겁니다. 그리고 지금 노력하지 않으면 잘하게 되는 날은 영영 오지 않을 것입니다. 양보와 배려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착하고 좋은 것이라고만 생각한다면 이번 글을 통하여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잘 듣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용기 있는 청소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모두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