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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주어진 일상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1.25 조회수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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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이루고자 하는 행복한 삶에 대한 욕구와 바람은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요? 떠오르는 해를 보며 아침을 느끼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눌 음식을 준비하며 즐거워하고, 만들어 놓은 음식을 함께 먹으며 가벼운 일상의 수다를 떨고, 때론 땀이 송글송글 맺힐 정도의 속도로 산책도 하고, 지는 해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며 살아가는 특별하지 않은 딱 그 정도의 일상에서 느껴지는 행복감 말이죠.

생존을 위한 경제적 활동 이후 우리가 적정 시간을 들여 경제적인 활동을 하는 중요한 이유 또한 우리가 바라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수단 정도였을텐데, 어느 순간부터 경제적인 활동 자체가 삶의 목적으로 이유가 바뀌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삶에 있어 필요한 경제적 수단과 목적이 바뀌게 된 것이죠.

물론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공부를 하고, 일을 하는 이유도 더 많은 수입을 보장받고, 오지도 않을 미래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 인 것 같아요. 한정된 시간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더 많은 일과 공부에 대한 투자를 할 수 밖에 없으니 자연스레 시간빈곤, 바쁨의 일상을 보낼 수 밖에 없을테구요. 한국 전쟁이후 산업화와 경제적 발전과 세상의 편리를 만들어내는 기술의 발전이 우리를 더욱더 행복하게 해줄지 알았는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가면 갈수 록 빈부의 격차는 커지고 있으며, (굳이 OECD가 제시하는 각종 기준을 들이대지 않더라도 삶의 질은 과거보다 더욱더 낙후되는 듯합니다.

빨래하는 수고로움은 세탁기가, 은행업무 또한 인터넷뱅킹이, 각종 생필품은 홈쇼핑과 인터넷으로 주문이 가능한 시대이기에 오히려 시간적 여유와 잉여가 넘쳐 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 보낼 각자의 시간은 늘 부족하다 말하고 있을까요? 심지어 먹고 살기에도 바쁘다는 말을 자연스레 하고 있으니 우리가 궁극으로 지향하는 삶의 목적, 즉 행복하기 위해서 이렇게 사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스스로, 아니 함께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보입니다. 우리가 공부하고 일하는 것에 대해 왜라는 근본적인 고민과 질문 말이죠.

어떻게 보면 우리의 삶이 점차 가속화되면서 느끼는 일상의 바쁨은 스스로의 선택이라기보다 어느새 사회에 의해 강제 된 듯합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분주하게 살아야 도태되는 것을 면한다는 생각에 기꺼이 바쁨의 지배를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구요. 문제는 그렇게 하루하루 살다보니 일상이 없는 지나친 바쁨으로 인해 잃게 되는 많은 것들이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곁에 있는 사람과 나눌 일상의 대화시간, 아이들과 함께 놀 시간, 하루하루의 행복감을 느낄 일상의 틈은 점점 더 없어지게 됩니다.

궁극적으로 행복하려 다들 열심히 살고 있을텐데 행복은 어느새 우리의 소소한 일상에서 찾게 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돈을 써야하는 뭔가 특별한 영역에서 찾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지금의 노력과 희생을 통해 얻게 될, 언제일지 모를 나중을 기약하면서 말이죠. 물론 의미있는 미래의 목표를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잠시나마 포기할 수 있겠으나, 막연한 미래의 행복을 위해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해보이지는 않습니다. 행복은 특별하거나 새롭거나 그리고 독특하진 않을테니까요.

행복에 대한 주관적인 정의가 다양할 수는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생활 속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끼는 상태라면 뭔가 특별하고 새로운 영역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우리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 그 답을 찾아가면 좋겠습니다. 소소한 각자의 일상에서 말이죠.
똑똑도서관 관장 김승수 제 27대 정신건강지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