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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이야기-14] 보릿고개를 넘어서/이재만(제16대정신건강지킴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3.05.29 조회수153

보릿고개를 넘어서  
 

 

이재만

(제 16대 정신건강지킴이, 법무법인 청파 대표 변호사)

 

 

보릿고개는 지난 가을에 수확하여 비축한 양식이 바닥이 나고 보리는 미처 여물기 전인 5~6월에 식량이 없어서 곤란을 겪는 매우 어려운 시기를 말한다. 보리를 수확할 때까지 견디어야 살 수 있었다. 보릿고개라는 말이 일반적인 시대에 기본적인 먹을거리가 부족한 사람들은  하루하루 먹을거리를 찾아서 연명하여야 하였다. 그 당시에는 오히려 삶의 의지도 강하여서 자살자나 우울증환자도 드물었다. 자살하지 않아도 열심히 살지 않으면 굶어서 죽을 수도 있었다. 하루하루를 살면서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릿고개를 경험하고 있으므로 서로 적은 것도 나누면서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였다.

 

 

지금은 보릿고개라는 단어는 사전에서나 볼 수 있다. 요즈음 보릿고개는 사라진지 오래고 먹을 것이 부족하기는커녕 너무 풍족하여 문제이다. 현대의 암이나 당뇨병 등은 모두 과식이 원인이 된 병들이다. 삶이 풍족하여 지니까 살기 위하여 먹을거리를 찾기 위하여 애쓰던 사람들이 오히려 우울증에 걸리고, 자살률도 높아졌다. 살기 위하여 먹을거리를 찾던 때에는 음식을 찾아야 한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지만, 충분한 음식이 확보된 요즈음은 생존을 위한 절박하고도 뚜렷한 목표가 사라졌다. 살아야 한다는 절박한 목표가 사라진 요즈음은 오히려 정신적으로 나약해져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면서 쉽게 좌절한다.

 

 

현대에 특히 정신건강이 중요하여진 이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헌장에는 “건강이란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 정신적 ·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정의되어 있으며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 중에서 정신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정신이 건강하면 어떠한 신체적인 장애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헬렌켈러는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고 말을 할 수도 없는 장애인이어서 처음에는 큰 고통을 겪었지만 점차 정신이 건강해 지면서 3중고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위인의 반열에 올랐다.    

 


정신을 건강하게 하려면 “속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과 교류”, “건강한 세계관 갖기”, 특히 “봉사활동과 나눔을 통해 정신을 풍요롭게 가꾸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