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단상
오병훈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문5문을 열어야네 얼굴을 볼 수 있지문을 열어야네 손을 잡을 수 있지문을 열어야우린 만날 수 있는거야그래,나도 열고 너도 열어야서로 안을 수 있는거야
아직도 당신을 보러오는 날이면 마음이 설레곤 하지요와서 의젓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볼 때 그렇게 마음이 편안하고 반가울 수가 없죠그 모습이라도 오래 오래 보여 주는 게 나에 간절한 바램이지요지난날을 돌이켜볼 때 아름다운 추억이 지나갑니다.
늦가을 어느 세련된 날우연한 기회에 발길이 다가가 요양원에서 생활 중인 치매 노인들의 작품전을 연다는갤러리에 들려 바라보다가, 그래도 발길을 쉬 옮길 수 없어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어 카메라에 담아 소중히 옮겨온 글이다.
부연설명이 필요 없이 제목이 말해주듯, 시 “문5”는 환자의 글로 매일 언제라도 당신의 방문을 위해 문을 활짝 열어 놓겠다는 은은한 그러면서도 오히려 점점 간절한 바램을 담고 있으며, 굳이 제목이 필요 없는 아내의 사연은 그래도 그 모습이라도 오래 오래 살아만 주었으면 하는 소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