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상세보기
[마음의 공감-3] 나팔꽃을 피우는 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2.09.26 조회수408

나팔꽃을 피우는 힘

이시형 박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세로토닌 문화원장)

 

 

여름날 아침에 해맑은 나팔꽃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신선하고 잔잔한 기쁨입니다. 우린 이 나팔꽃이 아침 태양의 밝고 따스함으로 인해 활짝 피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 대 얼마 전에 한 일본 학생의 예리한 관찰기를 읽고 잠시 생각에 빠져 들었습니다.
나팔꽃이 아침에 피는 것은 ‘밝고 따뜻한 햇빛이 아니고, 밤새 어둡고 싸늘함’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실험적으로 밤에도 따뜻하고 밝게 해주면 아침이 와도 꽃은 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연을 듣고 보니 나팔꽃이 더 소중해 보입니다. 그리고 잠시 고개가 숙여집니다. “애썼다. 어젯밤 힘들었지?”


밤을 새워본 사람만이 새벽의 밝음에 감동할 수 있습니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 아래 땀 흘려 일해 본 자만이 저녁이 가져다주는 편안한 부드러움에 젖어들 수 있습니다. 우는 걸 아는 자만이 진정 웃을 수 있습니다. 어두운 절망의 바닥에서 헤매 본 자만이 밝은 희망을 품을 수 있습니다. 감동을 주는 바닥엔 힘겹고 아픈 진통의 과정이 깔려 있습니다.

 

 

이전글 [2012년 6월] 블루터치 뉴스레터
다음글 [2012년 7월] 블루터치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