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울증 절대 혼자 해결 못해… 사회가 나서야”
미국의 신경과학자이자 우울증 전문가 알렉스 코브는 저서 ‘우울할 땐 뇌 과학’에서 “우울증은 긍정적인 생각을 해서 빠져나올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과학적으로 접근해 전문적인 치료를 해야 할 영역”이라고 정의한다.
이해우(사진)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22일 인터뷰에서 알렉스 코브의 정의와 마찬가지로 “(청년 내담자에게) 우울증은 절대로 혼자 해결이 안 된다. 반드시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금도 우리 사회는 마음의 아픔, 그런 감정을 숨기라고 한다. 약해 보이면 안 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아파도 아프다고 하지 못한다. 그러나 우울하면 털어놓아야 한다. 참으면 안 된다”며 병원이나 전문기관의 문을 두드릴 것을 거듭 촉구했다.
서울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이기도 한 그는 “그 어느 시기보다 요즘 청년들의 마음의 병이 깊다. 많은 요인이 있지만 학업과 취업,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주된 요인”이라며 “청년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환기와 조기 개입을 위한 국가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치료하면 낫다’는 사례로 “제가 맡은 20대 남성은 대학 입학 후 1년간 학교가 자신이 원하는 학교가 아니고, 명문 대학에 입학하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을 잡지 못했다. 학교 적응이 어렵고, 동기들과의 관계도 쉽지 않아 우울감과 불안감으로 센터를 찾았다. 주기적인 전문상담을 통해 남과 비교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게 됐다. 약물치료를 병행한 후 치료를 종결했다. 밝게 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센터장은 “다행인 점은 지난해부터 40~70대에서만 시행하던 정신건강검사(우울증)를 20~30대를 대상으로도 확대 진행한 것”이라며 “이런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마음 및 몸 건강상태를 확인해 조기에 진료하고 치료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편견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울증 등 스스로 확인하고 검진하고 치료에 나서려고 하지만 ‘낙인’에 대한 우려가 크다. 취업 등에서 정신건강 치료 경력으로 차별을 받지 않을까 해서 치료를 많이 망설인다.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신건강에 인식과 차별 개선을 위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그는 “보건복지부나 지자체 등에서는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정신건강 자가검진 관련 앱이나 우울 자가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바란다”며 “정신건강 관련 기관들은 고위험 청년들이 편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담 창구와 루트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음이 아픈 청년들이)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 쉬운 것부터 단 한 가지라도 하는 게 중요하다”는 그는 “햇볕을 쬐며 긍정적인 감정을 만드는 광선요법, 인위적으로 근육에 힘을 모은 후 이완하는 행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이완요법, 아로마향으로 불안하고 초조한 감정을 진정하는 아로마테라피 등도 가볍게 할 수 있는 실천법”이라고 소개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정신건강증진팀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