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전에는 내가 우울한 사람이라고 느끼지 못했다. 그냥 가끔 외로울 뿐이고 힘들었던 기간들도 있었지만 자가치유능력?으로 건강하게 잘 이겨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제는 외로움에도 무뎌졌고 정신적으로 성장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오히려 우울한 느낌이 들었다. 굳이 그 때의 일을 다시 떠올리고 구체적으로 적는 게 그 때의 생각에 나를 더 머무르게 했다. 그리고 가치, 행동계획, 명상한 경험을 세세하게 작성하는 일이 버거웠다. 5주차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고 다시 평가를 해보니 오히려 점수들이 악화되어 있었다. 프로그램을 하면서 이것도 우울한 거고 저것도 우울한 거야 라고 오히려 배워버린 느낌..? 그래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시간이 나를 더 우울하게 만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프로그램 자체의 구성 순서는 잘 마련되어 있다고 생각하며 1주일의 간격을 두고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는 게 귀찮긴 하지만 정말 치료..? 받는 기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