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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이야기-5] 혁신과 변화, 마음은 새롭게 혁신은 힘차게/윤미경(경기도정신보건센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2.09.26 조회수242

혁신과 변화, 마음은 새롭게 혁신은 힘차게

 

 

윤미경

(경기도정신보건센터 부센터장)

 

위의 슬로건은 경기도정신보건사업의 비전카피 문구를 2기 센터장님의 취임을 시작으로 바꾼 팀구호입니다. 혁신이란 낡은 것을 바꾸거나 고쳐서 아주 새롭게 한다는 사전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어떤 팀이나 조직이 새롭게 혁신을 하고자 한다면 조직의 협력과 개인의 변화 동기가 있어야만 집단지성이 발휘되어져 조직의 변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소수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민 모두의 문제이기에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관한 방식에 있어서도 변화를 가져야할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의 변화의 요구들, 정신보건에 있어서도 국민이 원하는, 정신장애인이 원하는, 가족이 원하는, 정책가들이 원하는 정신건강의 요구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것을 우리는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정신보건 분야에서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최초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통령이라고도 알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일하는 형식과 의사소통 등에 있어서의 새로운 방식으로의 시도에 성공한 일화는 유명합니다.

 

2007년도 오바마 대통령 당선 시 '과거 어느 때에도 없었던, 전혀 다른 새로운 방법'으로 선거캠프전략을 수립하여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비록 11명밖에 안되는 인터넷팀의 핵심인력만으로 구성되었지만 오바마선거 캠프는 이른바 '소셜 네트워크'전략으로 존 메케인과의 엄청난 차이의 선거자금열세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오바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들고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손수 제작물(UCC), e메일 등을 통해 후보와 소통하고 공약을 검증하는 스마트한 유권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확신했습니다.

 

올해에도 4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은 SNS 대통령에서‘빅 데이터’ 대통령으로 거듭날 채비를 마치고 유권자가 SNS를 비롯한 뉴미디어를 통해 드러내는‘살아 있는 민심’을 보다 정교하고 입체적으로 분석하겠다고 합니다. 지난해 7월부터 통계학자, 예측 모델학자, 데이터 발굴 전문가, 수학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으로‘빅 데이터 팀’을 꾸려 최신 테크놀로지와 과학 기법을 동원해 인터넷 공간에서 쏟아지는‘빅 데이터’를 철저히 분석해가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도 빅 데이터 선거 시대를 맞아 여러 일간지들은 SNS 세상의 민심을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결의를 보이며, 온라인 민심을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이끄는 예는 다음의 일화를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TV 토론회를 살펴보면, 보통 우리나라에서 100분 토론이나 시사 토론을 보면 항상 서로 경쟁하는 여당과 야당을 마주보는 형식으로 앉혀 놓고서 토론을 진행하는데, 여러 전문가 집단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집ㆍ평가한 뒤 스스로 정책 결정을 한다고 강조하며 서로 마주보게 앉혀놓으면 서로 대적하려는 심리가 생기게 마련이고 우리가 항상 우리의 정치인들을 보면서 ‘일하라고 뽑아놓으니까, 서로 싸우고만 있네.’ 라는 말을 많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한편, 오바마는 TV 토론에서 전문가 집단도 민주당과 공화당에 공정한 질문을 함께 던질 수도 있고, 때로는 한쪽이 옳다 때로는 다른 한쪽이 옳다고 말해 줄 수도 있는 자리배치를 하였습니다. 이는 전문가 집단의 정치적 성향이 어느 정도는 작용할 수 있지만, 이들이 자신들의 전문지식을 활용해서 국민 대신에 질문을 던지는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양쪽으로 경쟁하는 사람을 앉혀 놓고, 사회자나 경제학자가 질문을 하는 형식과는 느낌이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이처럼, 혁신은 거대한 무언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작은 것부터의 변화와 이을 통한 개개인의 동기가 주어진다면 누구나 어느 조직이나 보다 성공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신보건전문가로 일한지 어느덧 13년차입니다. 하는 일에 대한 중요성과 가치을 높이는데 필요한 것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변화하는 것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고정적 사고가 깊어지고 고집이나 아집은 늘어가게 된다고 가정했을 때 기존의 틀을 깨기란 쉽지 않습니다. 새로운 변화의 자신감을 얻기 위해 얼마 전에 접했던 '트와일라 타프'의 <여럿이 한 호흡> 이란 책에서 왜 우리가 협력해야만 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와 조화의 힘이 어디에서부터 나오게 되는지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협력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고 개인과 조직에서의 끊임없는 연습과 관심, 훈련, 열정과 헌신 그리고 무엇보다 습관을 통해 서서히 건설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조직에서의 협력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조직의 협력이 잘 되려면 개인의 변화 동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조직 안에서는 오케스트라단처럼 각자의 역할이 다르게 주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 맡겨진 역할을 조화롭게 잘해내지는 못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혹시 지금 내 옆에 있는 동료가 주어진 역할을 잘해내지 못하고 있다면, 이 업무가 아닌 어떤 잠재력이 있는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일까?에 관한 질문을 시작으로 개개인이 변화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줄 수 있는 것들에 관한 답을 먼저 찾는다면 오케스트라단의 멋진 하모니가 울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